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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Who Or What"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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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566회 작성일 20-05-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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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Or What"

아내가 지난달에 시민권을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취득했다. 신청 후에 무려 8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처음에는 미국 중부에서 개척교회를 하다가 얻은 훈장(?)이었는지는 몰라도 지문이 제대로 찍혀지지가 않아서 시간이 지체되었다. 그러다가 LA로 이사를 오는 바람에 주소변경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당했고 나중에는 인터뷰가 신청지인 그곳에서 있게 되었는데 아내의 수술 날짜와 겹쳐지는 바람에 연기신청을 하였지만 케이스는 미궁 속으로 빠져버렸다. 그래서 결국은 다시 재신청을 해서야 겨우 받을 수가 있었다.
미국 시민권이 로마의 시민권처럼 powerful한 시대는 지나갔지만 아내는 시민권을 받아들고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고 싶다는 거였다. 나는 아내가 이토록 정치성이 있는 것을 그동안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그 덕분에 나도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나도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고민만 하다가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교인들 가운데 공화당도 있고 민주당도 있는데 목사가 어느 한쪽에 치우친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이 영 불편하여서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내의 특별한 내조(?)에 힘을 얻어 진지하게 두 후보와 전당대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가 나는 중대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두 후보가 열심히 열변을 토하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단 두 가지라는 것이었다. 첫째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Who"였고 둘째는 내가 나라에 무엇을 할 것인가?하는 “What"이었다. 공교롭게도 한 후보는 전쟁영웅으로 부각되는 Who는 있었는데 What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다른 후보는 “변화”라는 what은 귀에 들어오는데 누구(Who)라는 면에 도달해서는 너무나 희미했다. 물론 두 후보들도 그들의 약점인 “Who or What"을 보완할 인물들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들의 약점을 더 돋보이게 할 뿐이었다. 아내는 두 후보 중에 한명을 선택을 했다. 그러나 나는 이번에도 결정을 못하고 아내와 다른 길(?)을 걸어가야만 할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내가 두 후보에게서 만족할 점을 찾지 못하는 근본 이유는 예수님에게 있는 것 같다. 예수님의 인생의 전부는 그가 누구이시며 동시에 무엇을 하셨는가로 가득차 있었다. 그는 누구라는 인물이 되고자 숫한 노력을 했거나 이루기 전략을 세운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당신 자신(Who)을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고 분명하게 드러내셨다. 또한 무엇(What)도 마찬가지셨다. 그가 우리에게 내놓은 무엇(What)이란 것은 바로 십자가이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인 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 물로 주려함이니라”(막10:45)고 분명한 십자가의 목적을 말씀하셨고 홀로 그 십자가의 길을 가셨다.
그런데 오늘날 예수의 사람들은 어떤가? 예수의 “Who or What”을 추구하기 보다는 세상의 권력에 집착하고 있다. 작년에는 목사님들이 삭발을 하시더니 올해는 스님들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교계 안에 직분이 너무 화려하여 직분을 직위로 착각하는 현대교회가 되었다. “성도”라는 본연의 이름을 자랑하거나 십자가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는 예수꾼보다는 위로와 사랑받기를 더 좋아하는 신앙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점점 교회에서 예수의 향기인 “Who or What"이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성도인 우리들이 일어나서 세상에 빼앗겼던 예수와 십자가를 되찾아야한다. 예수만이 유일한 Who이시고 십자가만이 진정한 What임을 선언해야 한다. 예수님은 방법을 말씀하셨다: “내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요15:4)
새생명장로교회 정철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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